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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고 드라마

Leave the World Behind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2023 신선한 재난영화 (결말 스포)

by 소소아 202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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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e the world behind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넷플릭스 영화

2023년 개봉한 미국 심리 스릴러 영화이다. 

 

감독 : 샘 에스마일

원작 : 루만 알람의 동명 소설

주연 : 줄리아 로버츠, 마허샬라 알리, 에단 호크.

개봉 : 2023년 10월

장르 : 스릴러, 미스터리, 재난

상영시간 : 141분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넷플릭스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 넷플릭스 영화

 

 

 

휴가 가는 건 언제나 찬성이겠지만 그래도 가족들과 의논이나 동의 없이 바로 하는 여행계획은 좀 갑작스럽긴 하다. 그리고 그녀는 문득 자신이 인간들을 싫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최고급 술이 가득 있는 멋진 집.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뛰놀고 행복한 휴가의 시작인 것 같지만 사람이 싫어서 갑작스러운 여행 계획을 세웠던 아만다는 와이파이비번부터 찾는다.

 

평화로운 해변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유조선이 들이닥친다. 재난 영화 특유의 커다란 사건 사고의 시작인가 싶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이 장면 말고는 거대하고 위험해 보이는 장면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 편이다.

 

 

 

그동안의 재난영화에서 익숙했던 땅이 꺼지고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뭐 그런 장면들은 전혀 없다. 뻔하지 않은 재난영화.

 

아만다는 사건에 대한 정보를 보고 싶어 하지만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다.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부는 함께 보드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그러던 중, 갑자기 집주인이라는 G.H. 스캇과 그의 딸이 찾아온다. 누군가의 집을 빌려 쓰고 있었지만 이메일로만 계약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름도 목소리도 얼굴도 몰랐던 상황.

 

진짜 집주인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아만다는 불안하기만 하다.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현대 사회가 고스란히 그려지는 장면이다. 

 

 

 

도시가 정전이 되어서 어쩔 수 없이 본인의 집으로 되돌아왔다고 하는데,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계속 들어서 계속 긴장감이 맴돈다. 

 

아만다에게는 어디서부터 재난의 시작이었을까. 와이파이가 안 되던 시점부터? 아니면 이들이 불쑥 찾아왔을 때부터? 

 

디지털 재난

 

인터넷도 TV도 전화도 안 되는 세상.

 

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 해변가의 시체들. 하늘에서 수없이 떨어지던 빨간색 종이들. 그리고 고막이 터질 것 같은 이상한 굉음. 이상한 일은 계속 벌어지는데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려 하지만 도로가 전부 막혀버렸다. 그것도 자동차들로. 

 

처음에는 얼핏, 그들 가족과 같은 생각을 하던 사람들이 가던 길에 어떤 사고가 났었나 싶었는데 예상을 벗어나서, 도로를 막은 차들은 모두 완전 자율주행 가능한 테슬라의 차량이다.

 

사람은 전혀 없이 누군가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차들만 이용했다는 것.

기존의 뻔한 재난영화가 아니어서 좋다. 어쩌면 지금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재난'이 아닐까 싶기도. 

 

 

그녀의 딸 로즈는 드라마 중독인 듯 와이파이가 안 되어서 보던 프렌즈 드라마를 계속 못 본다고 투덜거리면서도, 해변으로 향하는 유조선을 가장 먼저 발견하기도 하고, 집 안에 찾아오는 사슴들을 이상하게 관찰하기도 한다.

 

"로스와 레이첼의 결말을 난 못 보겠지? 보면 행복해져. 지금 그 느낌이 필요해. 이 세상에 희망이 없다고 해도 그들의 결말은 알고 싶어."

 

 

굉음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주변에서 무언가에 물린 탓인지, 아들인 아치는 열에 시달리던 다음날 갑자기 이유도 없이 치아가 빠진다.

 

그리고 G.H는 그를 돕기 위해 생존본능이 강하던 이웃을 찾아가지만, 이 상황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한 이웃은 별다른 도움을 주려 하지 않지만 결국 겨우 약은 얻는다. 물론, 이제는 필요 없어졌을지 모를 아주 많은 현금으로. 

 

아만다는 계속 고립을 선택하고 수동적으로 행동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늘 틀린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야 싫어하던 G.H. 의 딸을 도와 함께 사슴을 도망가게 했을 때가 유일하게 잘한 것 같은 느낌. 

 

그렇지만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기다리는 건 그만할래요."

 

뭔가를 결심한 듯 엄마에게 그만 기다리고 싶다고 선언했던 딸 로즈는 사라졌다. 그러고 보면 영화에서 가장 어리고 현실적인 정보도 적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외부 세계를 탐험한다.

 

그리고 이웃의 빈 집을 찾아 들어가 그들이 마련해 놓은 벙커를 찾아내고, 결국 그곳에서 프렌즈의 완결을 감상한다.

 

이 와중에,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당분간 그녀에게 바깥세상은 상관이 없을 듯. 그리고 아마도 로즈가 그 장소를 발견한 덕분에 주인공들은 한동안 안전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거나 무서운 장면은 없는데도 끝까지 긴장되는 영화였는데, 마지막에는 끝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처음에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는 열린 결말은 장단점이 있다.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뭔가 보고 나서 더 생각이 많아지게 되는 영화.

 

누군가 미국의 전산을 테러하고 백악관과 주요 도시가 무장 반란 세력에게 공격당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아이들이 찾아내었던 근처의 헛간과, 그들을 찾아온 사슴들과 홍학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래도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계속 몰입하게 만들고, 현실적 공포를 고스란히 전해주어 신선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