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볼까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넷플릭스 영화 Nowhere. 아무런 정보도 없이 보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살짝 루즈하게 느껴졌으나 점점 빠져들게 된 영화였다.
장르 : 스릴러, 드라마
국가 : 스페인
러닝타임 : 109분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출시 : 2023. 09.29
채널 : 넷플릭스
주연 : 안나 카스틸로. 티마르 노바스.
감독 : 알베르트 핀토
처음부터 자세한 설명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폐허가 된 전체주의 국가에서 임신한 몸으로 남편과 함께 도망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몰래 나라를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 전 재산을 중개인에게 주고 살기 위해 컨테이너박스 안으로 숨어드는 사람들.
노웨어 초반 배경이 되는 국가는 기본 생활을 보장하기는커녕, 기본적인 자원 부족으로 인해 아이와 여자들은 죽음으로 몰아내는 나라이다. 남아있어도, 도망치다가 걸려도 결론은 죽음뿐이다.
초반 주인공 미아는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것으로만 보인다. 물론, 임신을 한 상황이긴 하지만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던 캐릭터인데.
강제로 남편과 따로 떨어지게 되고 더더욱 불안에 떨면서 같은 공간 안에 있는 그 누구보다 더 나약해 보이기만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캐스트 어웨이처럼 실화 바탕의 영화인가 싶었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물건을 운반하는 컨테이너 박스로 위장했지만, 발각되었다. 그리고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아버린 군인들.
기지를 발휘해 총알이 날아들기 직전 안에 있던 다른 박스 위로 올라간 미아는 간신히 살아남았는데, 유일한 생존자였고 심지어 컨테이너박스는 바다에 표류하게 된다.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에 매달려 보지만 연결이 잘 되지도 않고, 심지어 물에 빠지기도 한다. 중간에 한번 간신히 남편과 짤은 통화를 하긴 하지만 그다지 도움은 안되었다. 그저 작은 위안 정도?
구멍 뚫린 컨테이너박스에 물은 계속 차오르고 망망대해에 박스만 둥둥 떠다니는 상황이라 구조될 확률도 낮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싶었는데 영화의 대부분은 미아가 이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홀로 살아남는 생존기를 그리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인 그녀 혼자 다 한 것 같은 영화이다.
임신 중이었기 때문에, 바깥 상황이야 어떻든 출산을 피할 수 없었다. 미아는 혼자 아이를 낳고, 그 몸으로 아이를 살리기 위해 기를 쓰며 생존을 한다.
그래도 짐을 싣고 있던 컨테이너 박스라 다양한 박스들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쓸모없이 느껴져서 내던졌던 것들을 나중에는 하나하나 알뜰하게 활용을 한다.
밀폐용기에는 휴대폰과 빗물을 받고 음식을 저장하며, 쓸모없던 이어폰으로는 나중에 그물을 만들어 물고기를 잡기도 한다. 못 하는 게 없는 만능 캐릭터가 되어간다.
조금은 사기스럽기도 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사실 근육이 갑자기 발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출산 후 여성은 몸이 극도로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물론, 그것을 뛰어넘는 모성애가 있을 것이고 극한 상황에 몰린 사람의 잠재적 능력은 측정 불가라고 하니까 뭐. 그러려니 하고 감상.
최선을 다 했어.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사람들은 밀폐된 공간에 갇혀있으면 정신병에 걸리기도 한다. 희망 한 줄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위해 그토록 살아남아야만 했을까? 싶기도 한데.
미아에게는 갓 태어난 아이, 지켜야만 했고 나에게 힘을 주는 아이가 있었다. 이미 아이를 한 번 잃고 슬픔에 빠져있었던 미아는 더더욱 아이에게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빗물이 가득 들어와서 가라앉으면 어쩌나 걱정도 좀 되었는데 미아는 기를 쓰고 결국 천장을 뚫어버리고, 아이와 밖으로 나가서 햇빛과 바다를 바라본다.
나중에는 결국 탈출에 성공하는 길이 되기도 함.
보는 내내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가 생각나기도 했다. 혼자 떨어져서 살아남는 생존기를 그린 영화들.
캐스트어웨이에서 역시 톰행크스 혼자 다 한 영화였으며, 떠내려오는 택배박스 안의 물건을 유용하게 이용했다.
그리고, 비록 살아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배구공 '윌슨'과 함께 했고, 택배 하나를 꼭 전달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생존하려 하는가?라는 질문에 비슷한 답을 내어주고 있는 듯한 넷플릭서 영화 노웨어, 그리고 캐스트 어웨이.
영화의 대부분이 컨테이너박스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라, 감상하는 사람에 따라서 어찌 보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고 혼자 출산하고 살아남는 어느 장면은 조금 무서울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대 없이 봐서 그런가 점점 몰입해서 빠져들었고, 그녀의 생존을 응원했으며 마지막 반전 아닌 반전은 좋았다.
캐스트 어웨이 같은 실화 바탕의 영화는 아니었지만, 뭔가 그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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