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해졌지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9화 10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9화
나는 아픈 간호사입니다

 

우울증에 걸린 정신병동 간호사 다은(박보영 님)은 다른 정신병원 보호병동에 입원을 했다. 자신이 환자를 보살피다가 환자 입장이 된 것을 쉽게 인정하기 힘든 듯. 

 

그렇게 아프지도 않다고 하는 말과는 달리 표정에는 우울함이 잔뜩 묻어있다가 결국 다른 환자에게 갑자기 엄청 화를 내기도 한다. 

 

우울감이 좀 있는 것뿐이라며 정신병원에 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데, 알고 보니 차에 뛰어들어서 사고가 날 뻔했고 응급실로 오게 된 것. 

 

그렇게 지워진 기억 하나를 찾고 제대로 자신의 증상을 인정하는 것으로 치료에 한발 더 다가선 것. 

 

 

다은의 우울함은 보고 있는 나도 같이 우울함으로 끌어내리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하기 싫지만 나에게 문제는 없고, 그냥 잠만 좀 잔 것 같은 기분. 

 

그렇게 잠만 조금 더 자고 싶은 것일 뿐인데 뭐가 그렇게 문제인 건지 화도 나고 좌절감도 들고.

 

"드라마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살고 싶어 질지도 모르잖아요. 일기장은 숨겨 놓았나? 그런 별거 아닌 이유들로 죽기 싫어질 수도 있잖아요." 

 

별거 아닌 이유들이지만 그것이 살고 싶은 핑곗거리가 되기도 하는 법. 그런 심각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그런 핑곗거리 몇 개 즈음 쌓아놓고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들레(이이담 님)의 엄마는 들레 몰래 남자친구인 여환(장률 님) 의사를 찾아와서 대놓고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고, 여기서 여환이 휘둘리면 어쩌나 했는데, 완전 으른이다.

 

들레의 엄마에게 "들레쌤이 왜 자신을 만나면 똥 밟는 거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라고 면전에서 얘기한 것. 개인적으로 가장 속 시원한 장면 중 하나.

 

"나는요, 들레쌤이랑 어머님 같이 부양할 생각 없어요. 들레쌤, 엄마 버려요.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가족이 나에게 가장 큰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참아야 하고 참지 못 하면 가족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비난을 받기도 하는데. 

 

딱 부러지게 엄마 버려도 괜찮다는 좋은 정신과 의사 선생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0화
다시 걸어갈 수 있을까? 

 

 

다은은 여전히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 신경 쓰인다. 주변 사람이 행복하면 좋겠다는 다은의 말에 의사는 다은의 마음에 대해 질문을 한다.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챙겨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 가장 중요한 것을 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일까. 

 

다은은 자신을 칭찬하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칭찬, 감사 일기가 너무 중요하다는 것 알고 있는데 좀처럼 되지 않는 부분이었는데. 

 

다은은 그렇게 조금씩 회복을 하지만, 간호사로 있을 때 환자로 있던 사람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출근 하는데에 걸림돌이 된다.

 

걱정되어 찾아온 고윤(연우진 님)에게 다은은 병원 그만 둘 거라고 얘기하면서 더 이상 보지 말자고 한다. 

 

"제가 망가진 모습 선생님이 본 것도 창피하고요. 제가 정신병원에 있었다는 걸 선생님이 알고 있는 것도 창피해요. 쪽팔려요."

 

누구에게든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은데, 그렇지 않은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용기는 어떻게 해야 생기는 것일까. 차라리 도망가버리고 싶은 마음도 너무 공감된다.

 

"지금 다은씨 하나도 반짝거리지 않아요."

 

고윤은 좋은 사람인데 또 멋지기도 하다. 고백을 거절하는 다은에게, 스스로를  깎아서 얘기하는 것은 미안해해야 한다고 말을 해준다. 

 

들레(이이담 님)는 집을 정리하고 전재산을 엄마에게 준 뒤에 엄마를 다시 보지 않을거라며 선언하고, 혼자서 모두 다 해결하려고 했던 것을 잠시 내려두고 여환(장률 님)의 도움을 받는다.

 

그것만으로 가장 큰 한 발을 내딛은 듯. 

 

수간호사(이정은 님)는 알고보니 동생이 조현병이다.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또 그 가족으로 사는 것이 어떤건지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 다은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대신 화를 내준다. 

 

"누군들 아프고 싶어서 아프니?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해를 가한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남 눈치를 봐야 되는 건데?"

 

각자 짊어진 무게를 하나 둘씩 덜어내고 있는 드라마. 그들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