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결혼이 세기의 전쟁이 되는 결혼 3년 차 백현우(김수현 님)와 홍해인(김지원 님)을 지긋지긋하게 방해하는 악역 윤은성(박성훈 님)은, 끝까지 불쌍했다.
보는 내내 결혼 한 여자에게 그것도 자신에게는 관심도 없다는데 뭐 저렇게까지 집착을 해?라고 할 법도 하지만, 그런 그의 배경에는 돈에 집착해서 아들도 버린 엄마 모슬희(이미숙 님)가 있었다.
이전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의 역할이 너무 강렬해서 그때까지 나에게 박성훈 배우님은 '전재준'이었다. 심지어 그 사이에 드라마 '남남'도 재밌게 봤었는데 거기서의 역할 이름도 기억이 나질 않고.
전혀 다른 역할이었음에도 좀처럼 배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름 잃어버린 배우'중 한 명이라고. 어느 인터뷰에서였나 얼핏 봤는데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전재준' 혹은 헷갈려서 '박재준'등으로 불렀다고 한다.
아무튼,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는 처음에는 뭔가 비밀은 있어 보이지만 잰틀 한 M&A 전문가로,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름 있는 투자가로 유명한데.
점점 금방 들통날 것이 뻔한 거짓말로 주인공들을 속이고 이간질을 하기도 한다. 그런 머리로 어떻게 그런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는지.
일과 여주인공과의 관계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집착을 하면서, 그동안 해왔던 모든 것이 망가져도 상관없다는 태도는 답답하지만, 또 한없이 불쌍하기도 하다.
늘 잘못된 방향으로 해인에게 자신을 드러내는데, 그것은 엄마가 자신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고아원에 버리고 갔기 때문일 거다. 애정을 받아본 적 없는 모든 이들이 다 그렇게 비뚤어진 방식으로 애정을 갈구하지는 않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엄마는 아들에게 퀸즈그룹의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했지만, 애초에 윤은성은 그저 애정이 고팠던 애정결핍 투성이었던 것.
그래도 아들 윤은성이 죽으면서 정신 좀 차리려나 싶었는데, 모슬희는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돈이 전부인 여자. 아들을 위해서라는 것도 다 핑계였던 거지.
그래서 더 안타깝고 불쌍한 캐릭터이다. 죽음으로 엄마가 반성하고 후회라도 했으면 좀 나았으려나. 어디에서도 사랑받지 못하고 불구덩이를 향해 달려든 불나방 같은 모습.
이미지가 조금 비슷하기도 해서, 처음에는 '더 글로리'의 '전재준'과 겹쳐 보이기도 했는데, 뒤로 갈수록 '윤은성'을 잘 찾아간 것 같다.
그런 사랑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이 실질적인 데이트폭력으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나는 직접 마주하고 싶지는 않아도 충분히 이해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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