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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고 드라마

넷플릭스 영화 오토라는 남자 (원작 오베라는 남자) 까칠한 감동!

by 소소아 2023.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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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까탈스러운 할아버지 오토. 평생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아무도 시키지 않은 동네 순찰을 다니며 간섭을 하고, 친절을 상대방이 무안할 만큼 까칠하게 거절하는 사람이다. 

 

'꼰대'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할아버지.

 

그런 그가 마트에서 구입해 간 것은 자살을 위한 밧줄이다. 자신이 죽을 때 뒤처리를 위해서 바닥에 신문지까지 곱게 깔아놓는 정성이라니. 

 

전기요금까지 완벽하게 납부하고 전기를 끊은 뒤 천장에 밧줄을 매달아 목을 매려고 했으나 앞집에 이사 온 사람들이 주차를 못 하고 있는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성격. 

 

결국 그렇게 첫 번째 자살 시도는 일단 실패한다.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배크만의 장편 소설 '오베라는 남자'가 원작인 영화. 책은 2015년 발매되었는데 한동안 서점에 그 책만 보였고, 또 그 뒤에 소설 오베라는 남자와 비슷한 분위기의 표지가 많이 보여서 더 인상적이었던 베스트셀러. 

 

하늘빛 바탕에 인상을 가득 쓰고 있는 할아버지 그림의 책인데, 영화 오토라는 남자 역시 포스터를 보자마자 책의 표지가 떠올랐다. 

 

 

 

 

오토라는 남자 정보

 

감독 : 마크 포스터

제작 : 톰 행크스, 게리 고츠먼 등

주연 : 톰 행크스, 마리아나 트레비뇨, 레이첼 켈러

개봉일 : 2022년 12월 제한상영. 2023년 1월. 한국 2023년 3월.

상영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 시간 126분

 

오토라는 남자 줄거리, 명대사

 

화를 내며 대신 주차를 해 주기 위해 차를 타고 후진 주차를 위해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귀여운 여자아이들 둘이 타고 있었다. 살짝 당황스러워하면서 이름을 물어보는 귀여운 여자아이들에게 친절하게 이름을 알려주는 할아버지. 

 

음식을 가져다주고, 거리낌 없이 "원래 쌀쌀맞으세요?"라고 물어보면서 다가오는 꾸밈없이 솔직하고 따뜻한 아이들의 엄마 임산부 '마리솔'. 

 

늘 화만 내고 있는 할아버지가 무섭지도 않은지 그녀는 끊임없이 소소한 무언가 들을 도와달라 청하기도 하고, 또 성큼 다가오기도 한다. 

 

내 삶은 소냐를 만나기 전엔 흑백이었어.
그녀는 컬러였지. 

 

 

그는 계속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한 번은 전철이 오는데 쓰러져 떨어진 사람을 구해주고 그 자리에서 치여서 죽을 뻔 하지만 결국 한 사람이 내민 손을 잡고 올라오면서 뜻하지 않게 영웅이 되기도 한다.

 

매번 누군가에게 화를 내며 다니는 것 같지만 아내의 무덤 앞에서 덤덤하게 '보고 싶어'라고 하면서 따라간다고 하는 따뜻한 남자. 

 

영화는 오토가 젊은 시절 아내 '소냐'를 만나고 사랑하던 순간과 번갈아가면서 보여준다.

 

"메인 요리는 왜 안 시켰죠?
집에서 먹고 왔어요
왜죠?
먹고 싶은 것 다 사주고 싶어서요.

 

투덜투덜 대면서 이웃집 여자 마리솔의 부탁으로 운전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긴장해서 경직되어 있는 와중에 재촉하는 뒤차 운전자에게 가서 엄청 화를 내고 협박하고 와서는 또 다정하다. 

 

"자넨 아이를 둘이나 낳았고 곧 셋이 돼. 그리고 이 먼 나라까지 왔어. 운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 세상은 꽉 막힌 머저리들로 가득하지만 자넨 꽉 막힌 머저리는 아니야. 

그러니까.. 클러치, 기어, 엑셀, 출발."

 

여전히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때마다 누군가가 찾아와 좀처럼 죽을 수가 없다. 대부분은 무언가 부탁들인데 소냐가 아꼈던 소냐의 제자, 고작 자동차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오래 안 보고 살던 이웃 등. 

 

그렇게 부탁 하나 들어주고 며칠 또 삶을 연장하면서 소냐의 아이들의 좋은 할아버지가 되어주는 따뜻한 이야기. 

 

오토라는 남자 감상

 

예전에 오베라는 남자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었다. 내용을 다 앍고 있었고, 또 동명의 영화도 나왔었는데 그것은 안 보고 있었는데. 

 

처음에 아무 정보 없이 영화를 고르면서 '오토?' '왜 오베가 아니고?'라고 하면서 보기 시작했다.

 

딱 그런 날이었다. 새로운 것을 집중해서 보고 싶은 에너지는 없고 그렇다고 본 영화를 계속 또 보는 것도 싫고.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은데 뭐라도 봐야겠는 날. 

 

그런데 톰행크스가 연기는 역시 대박. 까칠함 속에 숨어있는 다정함이 어찌 그렇게 잘 보이는 건지. 주변인들을 모조리 '머저리'라고 표현하면서 오직 자신의 여자에게만은 세상 그렇게 다정한 남자이다. 

 

아내를 위해 싱크대 전체를 낮추고, 아내가 떠나자 삶을 살 이유를 못 찾고 같이 따라가려는 사람. 고양이가 싫다면서 집 앞에 계속 나타나는 고양이에게조차 어쩌지 못하고. 

 

결국 집으로 들여 허전했던 침대 위 아내의 자리를 차지하도록 놔둘 수 있는 남자. 이런 사랑받았던 아내 '소냐'는 정말 행복했겠구나 싶기도.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 드라마인데 나에게는 그저 감동 그 자체였다. (심지어 스토리를 모두 알고 있었음에도)

 

죽어야 할 이유는 아내. 살아야 할 이유는 이웃의 아주 사소한 부탁들. 혼자 죽으려는 것을 알고 진심으로 걱정하며 화를 내는 이웃 마리솔에게는 모든 것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죽고 싶다는 생각과, 내가 사는 시간을 바꿀 수 있는 것들은 그렇게 아주 소소한 것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