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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고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화 2화ㅣ감정 문제가 너무 잘 드러난다

by 소소아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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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을 비롯, 모든 선이나 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죄다 없어야 하는 공간이며, 그 덕분에 가장 빠른 아침 햇살을 보게 되는 곳.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넷플릭스 드라마

 

 

눈에 보이는 상처가 없어서 더 많이 무시되고 더 답답한 병이 정신병인 것 같다. 여전히 이 사회는 정신 질환을 호소하면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다' '의지박약이다'와 같은 소리를 너무 쉽게 내던지곤 한다.

 

심지어 본인조차 나에게 심각한 정신병이 생겨도 그것이 치료를 해야 하는 병인 줄 모르고 지나가기 십상이다. 어딘가 눈에 보이는 암덩어리라도 있으면 관심이나 위로, 혹은 하다못해 동정이라도 받지.

 

그렇게 도태되고 나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리는 상황을 너무 현실적으로 잘 그려놓은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화
아침이 오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

 

 

 

조울증(양극성장애) 환자 내용을 다루는데, 엄마와 딸의 이야기이다. 

 

입원한 딸을 걱정하며 음식을 싸 오는 엄마인데, 사위 몰래 퇴원을 시키고 싶어 한다. 너무 가지런하게 자꾸 보이는 포도가 묘하게 이상하다 싶었더니, 딸의 조울증 원인은 무엇이든 다 해주는 엄마. 

 

사실 딸은 포도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착하면, 그것이 병이 된다. 나를 비롯해 지금 사람들은 이제는 그것을 많이 알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좀처럼 잘 되지 않는다. 

 

유독 자식에게 집착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그중 모녀사이는 조금 더 특별한 것 같아 보이기도 하다. 특히 부모가 재력이 있는 경우 '다 해줬는데 뭐가 부족해서!'라는 말을 들어야 하기도 한다. 

 

인간의 마음에 가장 크게 적용되는 것 중 하나가 '선택'이라고 한다. 뭐든 다 해 주는 부모 아래에 있던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없어 주체성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화

 

 

최근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라는 도서를 보았다. 아직 읽지는 못했는데 의사인 엄마가 어느 날 잘 자란 줄 알았던 딸이 남몰래 자해를 하고,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엄마가 의사였다면, 그 심정은 누구보다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데... 읽어보고 싶은 책.

 

아무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화에서 조울증 환자는 병원에서 모든 것을 다 벗어던지고 알몸으로 춤을 추면서, 그 순간들이 처음으로 숨 쉬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간호사 정다은(박보영 님)은, 그런 그녀의 엄마에게 말해준다.

 

엄마가 제일 좋을 때는
내가 뭘 하든 잘할 거라고 믿고 지켜봐  줄 때.

 

 

그 쉬운 것이, 참 어렵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2화
회사 가기 싫은 날

 

 

주인공 다은은 무척 친절하고 세심하게 환자를 돌보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동료들에게는 일 못 하는 '구멍' 일 뿐인가 보다. 정신병동으로 가게 된 이유 역시, 동료들과의 문제가 가장 컸던 것. 

 

엄마는 새로운 환경이니 떡이라도 돌리라고 억지로 쑥개떡을 들려 보내고. 그런 엄마를 거절하지 못 한 착한 다은은 싫은데도 그것을 들고 간다. 

 

착하고 세심하게 환자들을 잘 돌보는 모습이 정신병동에 더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지만, 자기 할 말 똑 부러지게 못하고 동료들 뒷말에 상처받는 것을 보니.. 주인공도 마음의 병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2화의 환자 김성식은 잠을 잘 자지 못 해서 병원에 오게 되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직장 상사와의 문제였다.

 

상사는 대놓고 무시하고 괴롭히던 사람이고, 피해자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매번 화장실로 혼자 도망갈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 자살까지 하고 싶은 심정.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2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2화

 

 

다은은 그를 보면서 투명한 유리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기분 일 것이라 했는데, 드라마가 볼수록 정신 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문제를 너무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좋다. 

 

많은 사람들이 다 나만 구경하며 평가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 그리고 그 불안.

 

현실이야 어떻든 본인은 동물원 원숭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인데, 묘하게 현재 다은의 상황과 닮아있기도. 

 

처음엔 괜찮던 직장 생활에서 점점 망가지는 모습이 너무 잘 그려진 것 같다. 가스라이팅은 하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모를 수 있어서 정말 조심해야 할 문제인 듯. 

 

조금만 더 자신을 사랑하라.

 

 

다은은 환자에게 진심 어린 조언 하는데, 어쩐지 다은이도 아슬아슬해 보인다.

 

원래 이런 소재의 드라마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넷플릭스 드라마는, 화사한 병동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의료진의 일상과 환자 개개인의 이야기가 너무 잘 어우러진 드라마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