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호기심을 이끄는 넷플릭스 영화. 어떤 표정인지 알기 어려운, 그러나 조금은 뚱 해 보이는 표정의 평범한 여자아이의 얼굴만 있는 별 것 아닌 포스터도 눈에 띈다.
제니퍼는 무슨 짓을 했는가
2024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87분의 조금 짧은 러닝타임. 감독은 제니 포플웰이라는 이름이다. 이외에는 아직까지 정보가 거의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2010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벌어진 폭행살인사건. 집 안으로 강도가 들어왔고, 제니퍼 팬의 어머니는 살해당했으며 아버지는 중상을 입었다.
다급하게 신고하는 주인공의 음성, 그리고 현재까지 유일한 목격자. 갑작스러운 사고에 많이 힘들겠지만 취조는 진행을 해야 한다.
"저는 묶여있어요"라는 신고 전화부터 어딘가 이상하긴 했다. 손을 뒤로 하고 묶여 있는 상태에서 범인이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신고를 한다니.
제목부터가 스포이긴 하다. 주인공은 세 명의 강도가 들어왔다고 했지만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진술에 이상한 부분만 늘어난다.
마약 거래를 하던 남자친구가 연관이 있는 것 같지만 뭔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는데 범인은 알 것 같아서 더욱더 몰입이 되던 영화.
다행히 아버지가 깨어났고, 제니퍼의 휴대폰을 분석하여 모든 것이 그녀가 계획한 일임이 드러났다. 그런데 도대체 왜?
제니퍼는 무슨 짓을 했는가.
아니,
제니퍼의 부모는 그녀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처음에는 남자친구의 문제만 있는 줄 알았다. 정말 좋아했고 오래 사귀었지만 부모님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서 불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갈수록 점점 더 심각한 문제들이 드러난다.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그녀에게 강요했고, 성적이 그리 좋지 않던 그녀는 결국 대학 입학했다는 거짓말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이미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집착을 하고, 남자친구와 공모하여 청부살인을 의뢰하게 된 것.
실제 제니퍼 팬은 1급 살인 혐의를 적용, 가석방 없는 종신형 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거짓말이 아니면 부모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삶. 교육열에 대한 문제, 부작용은 이제는 한국에서도 워낙 흔한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 시기에, 그리고 캐나다에서 베트남 사람의 이러한 내부적인 문제를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그녀의 범죄가 어떠한 이유로던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사건이 단지 남자친구와 같이 지내고 싶어서 반대하는 부모를 죽이고 돈을 원했던, 삶이 온통 거짓말 투성이었던 것만은 아닌데.
영화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범죄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숨을 쉴 틈을 주지 않았던 것 같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하나도 할 수 없었으며 부모의 기대에 맞추어야만 했던 삶을 살다가, 그 나이 때 즈음 완전히 지쳐버렸던 것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도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오면서도 동시에 얼마나 힘들었으면, 생각이 드는 비슷한 사건들이 나오기도 했고. 또한 청소년 자살률도 높은 편이고.
제니퍼는 무슨 짓을 했는가 영화는 당시 화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 많아서 더 현실감 있게 느껴졌는데.
중간에 나오는 제니퍼 펜이 드레스 같은 차림으로 엄청 발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들은 왠지 모르게.. 위화감이 느껴지긴 했다. 심지어 한 번만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퓨처리즘, 엔가젯 등 외신이 이 사진을 AI로 생성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상한 손 모양과 어깨 치아위치등이 그렇다고. (기사 참조)
나는 영화를 보면서 거기까지는 못 보고 지나치게 활기찬 모습이 영화 속 그녀의 모습과 너무 대조되어서 뭔가 부자연스러운가 했는데. 이제 보니 사진 자체가 어색해서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결말을 예상하고도 어떻게 범죄가 이루어졌는지 왜 그랬는지 과정은 무척 흥미롭게 보았지만, 어긋난 교육 방식으로 인해 어긋난 삶을 또 한 번 들여다본 것 같아서 현실이 씁쓸하기도 한 영화, 제니퍼는 무슨 짓을 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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