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 님이 여장을 하고, 또 그 여장 연기가 찰떡이었다는 말을 들었던 파일럿 영화가 넷플릭스에 나왔다.
보통은 영화를 보기 전에 많은 정보를 보는 것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관람객 400만 명이 넘어 흥행 성공을 했다는 뭐 그 정도. 배우 조정석 님의 코믹 연기를 좋아했던 편이라 그저 부담 없이 괜찮게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 정도로만 보기 시작했던 영화였는데.
파일럿 영화 정보
감독 : 김한결
주연 : 조정석.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
장르 : 코미디
러닝타임 : 111분
등급 : 12세 관람가
개봉 : 24년 7월
원작 : Cockpit(2012. 스웨덴)
파일럿 영화 줄거리 그리고
잘 나가던 기장 한정우(조정석 님)는 회식 자리에서 직장 상사의 성차별적 발언 실수를 만회하고자 여성 직원들에게 꽃다발에 비유하는 말을 하게 되고, 여성 직원들은 이를 불쾌했으며 심지어 녹음 파일이 공개되는 바람에 한 순간에 사회적 비판을 당하고 회사에서 잘리게 된다.
물론 요즘 성인지감수성이 뜨거운 화재이긴 하다. 못생겼다 하건 예쁘다 하건 여성의 외모에 대하여 평가하는 발언 자체만으로도 불편해한다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이게 회사에서 잘릴 수 있을만한 사유가 된다는 것일까. 아무리 유퀴즈에 나올 정도로 인기 많던 파일럿이라고 해도 말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어 아무리 해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던 한정우는, 결국 여성할당제를 이용하기 위하여 뷰티 유튜버 동생의 도움을 받아 여장을 하고 여동생의 신분증으로 학력 경력 등을 위조하여 부기장으로 취업에 성공한다.
이때부터의 스토리는 조금 뻔하기는 하다. 주인공은 남자로서 느끼지 못하고 있던 사회 속 여성들만이 겪을 수 있는 시선들과 불편함을 마주해야 한다. 문제는 얼마나 재밌게 잘 풀어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
회식자리에서 선임이 여자들에게 예쁘다고 하는 말이 왜 기분이 나쁜 것인지 묻고, 윤슬기(이주명 님)는 "제 외모와 일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왜 품평을 들어야 하죠?"라며 급발진을 한다.
물론, 평소에 쌓인 것이 있어서 그렇겠지만 도대체 이 영화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능력이 조금 더 낮더라도 여성들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조금은 더 수월하게 취업을 할 수 있는 현실을 보여주다가도 또 외모에 대하여는 품평하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물론, 남자던 여자던 상대방이 듣기 싫어하는 외모 품평은 물론이고, 상대방이 싫다고 한다면 칭찬 섞인 외모 품평도 하면 안 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여성에게 그것이 왜 부당하다고 느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까지 보고 파일럿 영화 감상을 중단했었다. 그러다가 며칠 뒤 보던 영화 끝까지 보자 하는 마음으로 다 보게 되었다.
한정우는 윤슬기와 친해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여장을 한 남자의 모습들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조정석 배우님 특유의 매력들이 발산되기도 하고. 여장을 했음에도 조심성 없는 순간순간들의 모습들은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럽고 비현실적인 비행기 사고가 발생하고, 평소 남성 우월주의 면모를 보이고 여성들에게 찝쩍대던 기장 서현석(신승호 님)은 사고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한정우(한정미)가 위기에서 승객들을 구해내면서 순식간에 영웅이 된다.
그리고, 어찌하려고 그러는지 온갖 인터뷰에 화보에 잡지에.. 엄청난 사기극에 조용히 살아도 모자랄 판에 세상에 자신을 드러낸다. 굳이? 왜?
파일럿 영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모든 영화나 드라마에서 현실적인 부분만 따지고 보면 솔직히 볼 수 있는 게 없는 것도 맞다.
하지만 이 파일럿 영화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파일럿이 대중에게 외면받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직접 겪었음에도, 다시 위조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사랑을 받으려 하고.
또 회사 이사의 대표 취임식에서 굳이 자신이 남자였음을 밝힌다. 아니, 하필 남의 잔칫상에서 왜 그런 민폐를? 현실이 아닌 허구의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이상한 건가.
조정석 님과 한선화 님의 연기는 좋았지만, 스토리는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고 무슨 말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인지 잘 모르겠다.
여성들의 사회적 불편함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인지 페미니즘을 지적하는 것인지 애매모호하다.
아, 파일럿 영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느낀 한 가지는 대중의 관심은 정말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함께 끓어올랐다가 빠르게 식는다 뭐 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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