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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고 드라마

그저 단 한 사람 나의 아저씨가 좋은 이유 명대사와 줄거리

by 소소아 2023.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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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드라마 중 하나인 '나의 아저씨'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박해영 작가님의 드라마를 거의 다 좋아하는 편. 이 드라마에는 정말 현실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평범하다 못해 무겁기까지 한 배경에 각자 처절하게 삶을 버텨내고 있는 모습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듯. (나만 그런가?)

 

 

나의 아저씨 줄거리

 

사채업자에게 시달리면서 병든 할머니와 둘이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고 있는 이지안(이지은 님)은,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같은 사무실의 건축구조기술사로 모험을 싫어하는 안전제일주의 가장 박동훈(이선균 님)에게 접근을 하게 된다. 

 

돈을 받고 이지안은 박동훈의 휴대폰에 도청 장치를 심어놓고 매일 들으며 그의 동선을 파악하고 밥을 얻어먹기도 하는데, 딱 거기까지. 나름 어설프게 유혹이란걸 해보기도 하는데 넘어오질 않는다. 

 

삼 남매 아저씨 중 첫째 박상훈(박호산 님)은 22년간 다니던 회사에서 잘리고 신용불량자가 되어 있다. 아내는 매일 이혼 서류에 도장 찍으라며 더 이상 희망 같은 건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웃음을 잃지 않아 어찌 보면 철없어 보이는 캐릭터.

 

삼 남매 중 셋째 박기훈(송새벽 님)은 한 때 영화계 천재소리도 들어 보았으나 거기서 끝.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겨우 꿈을 접고 첫째와 함께 청소 일을 시작하게 된다. 

 

변화라고는 없는 오래된 동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같이 공 차고 놀던 그대로 지금까지 모여서 매일 술판을 벌리는모습. 그리고 그런 남편에게 지쳐서 바람을 피우는 동훈의 아내 강윤희(이지아 님). 

 

박동훈은 이지안을 정말 '어른'처럼 챙겨준다. 힘든 삶을 살고 있어서 도와주고 싶은 '아이'정도로 보아주는 느낌. '살인자'였다는 것을 알고도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라면서 그대로 대해주고. 

 

무척이나 온순해 보이다가도 가족 일에는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들고, 아내의 일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박동훈을 몰래 지켜보면서 같이 아파하면서 이지은은 그에게 딱 필요한 위로를 건네주기도 한다. 

 

그렇게 각자 조금씩 자신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나의 아저씨 명대사

 

"여기서 제일 지겹고 불행해 보이는 사람. 나만큼 인생 거지 같은 것 같아서"

 

남들보다 승진도 늦고 대접도 잘 못 받고 그렇다고 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직장, 직업에 괜찮은 연봉. 집 있고 가족 있는 평범한 가장인데 이지안은 빚만 잔뜩 있는 자신만큼 불행해 보인다고 한다.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 주잖아.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착하다

크고 거창한 것도 없다. "착하다"라는 한 마디에 꽁꽁 얼어붙어 있던 이지안의 마음이 조금씩 더 움직이게 된다. 그 말에 무슨 힘이 있는 듯 그 말대로 해보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가 나를 알아. 나도 걔를 좀 알 것 같고. 나를 아는게 슬퍼."

 

"니 몸은 기껏해야 백이십근. 천근만근인 것은 네 마음." 가기 싫은 회사로 간다고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니 답변이 왔다. 내 몸보다 무거운 내 마음이라니.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내가 상처받은 걸 아는 사람 불편해, 보기 싫어. 아무도 모르면 돼. 그러면 아무 일도 아니야." 

 

할머니를 때리는 사채업자(친구 아버지)를 죽이게 되었던 이지은은, "나 같아도 죽여. 내 식구 패는 새끼들은 다 죽여"라는 말에 많은 위로를 받는다. 

 

 

 

자신의 마음이야 어찌 되었든 결과만 보고 함부로 판단했던 인간들 틈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자신도 무거운 마음을 짊어지고 살던 그녀에게 그것보다 더 좋은 위로가 어디 있을까. 

 

아무것도 아니야

마음이 힘든 박동훈이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 하던 그 순간에, 도청을 하면서 그 마음을 알 것 같은 이지안은 잘못 보낸 듯 무심하게 '아무것도 아니에요.'라는 문자를 보내준다. 

 

"고맙다. 거지같은 인생 다 듣고도 내 편 들어줘서 고마워. 나 이제 죽었다 깨어나도 행복해야겠다. 너, 나 불쌍해서 마음 아파하는 꼴 못 보겠고 난 그런 너 불쌍해서 못 살겠다." 

 

온전히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으면 사람은 편안하게 숨을 쉬고 살 수 있다고 했다. 나의 아저씨 드라마는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나를 알아주고 내가 무엇을 하든 '괜찮다'고 이야기해 주고, 힘든 일 앞에서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말을 해줄 수 있는 그 단 한 사람으로 인해 세상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한 사람의 세상은 완전히 바뀌어버린다. 

 

우울하고 찌질한 사람들의 속마음을 너무 잘 풀어내면서 '공감'의 중요성을 너무 잘 그려낸 드라마 나의 아저씨이다.